금리·통화같은 0.25% 인상인데 왜 멈춰 있나
같은 0.25% 인상인데 왜 멈춰 있나

같은 0.25% 인상인데 왜 멈춰 있나

작성자 드래곤조아

2021년과 2026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정확히 같은 폭(0.25%)만큼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는 완전히 다릅니다. 5년 전은 계속 올랐고, 지금은 멈춰 있습니다. 같은 크기의 인상이 정반대 결과를 낳은 이유를 살펴봅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2021년과 2026년, 같은 인상 다른 결운

2021년 8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렸습니다. 0.25%포인트 인상이었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후 10월까지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신호를 보냈습니다. 당시 정책 담당자들은 빨리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있었습니다.

2026년 7월, 한국은행은 다시 0.25%포인트를 올렸습니다. 2.5%에서 2.75%로의 인상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같은 크기의 움직임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는 전혀 달랐습니다. 2026년 7월 이후 5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그대로 머물렀습니다. 같은 인상이 이렇게 다른 결과를 낳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경기 회복과 물가 압박이 강했던 2021년의 선택지 없는 인상

2020년은 코로나 위기였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로 내리고 그대로 유지하며 경기를 떠받쳤습니다. 그런데 2021년이 되자 상황이 급반전했습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었고, 전 세계 원자재·해운비·에너지비가 치솟으면서 수입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참고 지표를 보면 미국 10년물 금리가 2020년 5월 0.67%에서 2021년 10월 1.58%로 올랐는데, 이는 글로벌 물가 상승 압박이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줍니다.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명확했습니다. 0.5%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수 없었고, 금리가 경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자산 거품이 더 커질 위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5월 99.44(2020=100)에서 2021년 10월 103.35로 올랐습니다. 물가가 3.9포인트 올랐다는 뜻입니다. 이때의 인상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주요 수치
한국은행 기준금리 주요 수치

부채 부담이 커진 2025년, 올려도 올릴 수 없는 딜레마

2025년은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물가가 진정 국면에 있었지만, 기준금리는 더 이상 빠르게 올릴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가계부채였습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21년 98.7%에서 2025년 89%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정부는 2026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1.5%로 추가 제한하고 2030년까지 80%까지 하향 안정화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3가지 문제가 동시에 터집니다. 첫째,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합니다. 둘째, 원화 약세 우려가 커져 환율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2020년 5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원달러환율은 1228.67원에서 1182.82원으로 45.85원 하락했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외국인이 한국 자산으로 들어오면서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다시 올라갑니다. 이것이 악순환입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0.25%씩 아주 천천히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조적 제약이 정책의 손을 묶다

2021년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은 경기와 물가만 봤습니다. 경제 기초부터 시작하는 교과서식 접근이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이후는 달랐습니다. 물가와 경기 지표만으로는 금리를 결정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가계부채라는 구조적 문제가 더 무거워졌기 때문입니다.

국가전략정보포털의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한계기업의 부채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부동산프로젝트금융(PF) 대출 문제로 기업부채의 질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한계기업들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이자를 내기 어려워집니다. 정부가 2026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더욱 제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금리를 빠르게 올리려다 부채층이 대규모로 파산하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재무 계획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

변동금리 대출이 있다면 2026년 7월 이후 금리 동결은 좋은 소식입니다. 매달 내는 이자가 더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축이나 연금으로 자산을 불려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대입니다. 은행 정기예금이나 펀드 수익률이 정체되면서 실질수익(수익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값)이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음 인상이 언제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인상이 얼마나 천천히 진행될 것인가’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0.25%씩 천천히 올리는 방식은 경기·부채·환율의 충격을 분산시키려는 시도입니다. 이는 당신의 대출 금리나 저축 수익률이 급격히 변하지 않으리라는 뜻이지만, 동시에 그 변화가 오래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6개월씩의 단기 전략보다는 2년 이상의 중기 계획을 세우고, 금리가 천천히 오른다고 가정하고 대출·저축 구성을 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자료: 한국은행 ECOS · FRED (세인트루이스 연은)

※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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